안데르센 동화 전집 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의 동화전집은 《동화와 이야기》라는 제목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동화 이외에 청소년들을 위한 이야기도 포함하고 있다. 《모래 언덕의 이야기》, 《얼음 아가씨》, 《푸시케》 등이 후자에 속하며, 역작이기는 하나 이해하기 어렵다. 동화에는 민화(民話)를 재구성한 것과 순수 창작이 있으나 전자는 그 수가 적고, 그것도 주로 초기에 씌어져 최초의 동화집에서는 4편 중 3편이 그 계통이었지만 점점 창작 동화에 주력하게 되었다. 대표작은 《인어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 새끼》, 《빨간 구두》, 《눈의 여왕》 등이 있으며, 또 《저 여자는 쓸모없다》와 같이 박복했던 자신의 어머니를 빗대어 쓴 특이한 작품도 있다. <책속으로> 인어 공주는 허리를 굽혀 공주의 아름다운 이마에 입맞추었지요. 그리고는 아침놀이 점점 밝아오는 하늘과 날카로운 칼을 번갈아 보았지요. 왕자는 꿈속에서 신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답니다. 공주는 칼을 쥔 손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마침내 인어 공주는 그 칼을 멀리 바닷속으로 던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슬픈 눈으로 왕자를 한 번 더 바라보았지요. 인어 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며 모든 것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부드러운 햇살이 죽음처럼 차가운 바다를 비추었지요. 인어 공주는 죽음 같은 것은 느끼지 못했어요. 그녀는 밝은 해를 볼 수 있었지요. 해 위에는 수백 개의 투명한 형상들이 떠다니고 있었답니다. 인어 공주는 그 형상들을 통해서 배의 흰 돛과 하늘의 붉은 구름을 볼 수 있었지요. 그 형상들의 목소리는 멜로디였는데 아무도 들을 수가 없었답니다. 볼 수도 없었지요. 인어 공주는 바다에서 점점 높이 솟아오르며, 그 형상들과 같은 몸이 되었습니다. "난 어디로 가는 건가요?" 인어 공주가 물었습니다. "공기의 딸들에게로 가는 거란다." 다른 형체들이 대답했습니다. "인어는 영혼이 없어. 그래서 인간의 사랑을 얻지 못하면 그것을 가질 수 없단다. 공기의 딸들도 영혼은 갖고 있지 않단다. 그러나 그들은, 착한 일을 하면서 스스로 영혼을 만들 수가 있지. 우리는 지금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는 중이란다. 공기를 통해 꽃의 향기를 퍼뜨리기 위해서 말이야. 300백년 동안 착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영혼을 얻을 수 있단다. 가련한 인어 공주야, 너는 온 마음을 다해 영혼을 얻으려고 했었지. 수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말이야. 그 고통이 너를 공기의 정령들의 세계로 끌어 올렸단다. 이제 너는 착하게 살아가면 300백년 후에는 불멸의 영혼을 얻을 수 있단다." 인어 공주는 하얀 두 팔을 해님을 향해 뻗었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배 위에서는 왕자가 아름다운 신부와 함께 자기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슬픈 모습으로 진주빛 바다 거품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인어 공주가 바닷속에 뛰어든 것을 알고 있기나 한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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